[창세기] 9. 꽃뱀왕 아브람의 사래를 이용한 창조경제

이집트에 들어서기 직전, 아브람은 사래에게 이렇게 건의한다.

“여보, 당신이 너무 예뻐서, 사람들이 날 죽이고 당신을 빼앗으려고 할 것 같아. 사람들한텐 당신이 내 누이라고 하자. 그럼 당신 덕에 난 대접도 잘 받고 내 목숨도 부지할 수 있을 거야.”

이렇게 말하니 사래 입장에선 당연히 ‘그런가 보다’ 하고 ㅇㅋ 한다.

내 누이임.

그런데 이집트로 들어갔더니, 사래의 미모 소문이 자자해지면서, 그게 파라오 귀에까지 들어간다.

파라오는 아브람을 극진히 대접하고 양떼, 염소떼, 소떼, 낙타떼, 암수 나귀 한 쌍, 남녀 종들까지 듬뿍 챙겨준 뒤 사래를 데리고 간다.

?

헤헤 제 누이입지요

아브람은 또 그걸 아무 말 없이 받았어? 누가 봐도 이건 여성을 아내로 데려가려고 처가에 주는 신부값(bride price)잖음?

아브람: 감사합니다, 파라오여.

사래: 여보?

: ?

이제 파라오를 속여(?) 사래를 팔아치운 셈이 된 아브람은 한 밑천 잡았다.

이 부분을 읽고 있는 내 표정

한편, 아무 죄도 없는 파라오의 집안에 재앙이 일어났다. 파라오가 원인을 알아보다 ‘남의 아내를 빼앗아 결혼했기 때문에 벌이 내린 것’이라는 해설을 받게 된 것 같다.

그래서 파라오는 아브람을 불러다, “왜 네 아내라고 미리 말 안 했어? 왜 누이라고 속였어? 왜 나를 남의 아내나 뺏은 인간으로 만들어! 어떻게 나한테 이래?” 라고 억울해한다.

도로 데려 가!

지금까지의 구약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논리정연한 대사들을 통해 억울함이 성경을 뚫고 나온다. 유부녀인 줄도 모르고 돈까지 다 내고 결혼했는데, 내가 나쁜 놈이고, 그래서 내 신변에 나쁜 일이 벌어진거라고 하니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었겠음? ㅋㅋㅋㅋ 심지어 내 아내가 됐다고 굳게 믿고 나 혼자 정까지 붙였다고 생각해 보면, 와 이건 진짜 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아브람은 성스럽다고 뒤에 후광까지 붙였다

그런데 이 파라오는 몹시도 관대하게도 아브람 일가를 이집트 밖으로 추방하는 걸로 끝냈다. 사래도 돌려보내준 것은 물론, 심지어 자신이 하사했던 모든 예물을 다 가지고 나갈 수 있게 해주었다.

그야말로 진정한 대인의 풍모이시다. 만약 사래를 진심으로 좋아해서 그냥 다 놔준 거라고 한다면 더더욱 최고 대인배 되시겠다. 이집트 제10왕조 때인 것은 같은데, 그 중 어떤 파라오인지는 불명.

이 관대하고 위대한 파라오의 이름을 찾다 찾다 못 찾았으니, 그냥 메가트론 파라오라고 하자.

그 와중에 아브람은 또 그 재산을 다 갖고 나감 ㅋㅋㅋㅋㅋㅋ

사래는 사래대로 빡쳤을 것 같은데 그 시대에 뭐 별 수 있나. 그 시대에 남편이 부정했다고 버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기며 따라갔겠지.

파라오가 우리한테 공짜 많이 줬어. 너무 잘 됐다!

이 부분이 하도 어이없어서 기존 해석을 찾아보니, ‘아브람으로부터 사래의 몸을 통해 하나님의 민족이 시작될 것을 마귀(!)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브람의 거짓말을 기회로, 파라오로 하여금 사래의 몸을 더럽(!)히게 하도록 수작한 것이다’ 란 식으로 쓰여 있었다.

…그만 알아보도록 하자.

이걸로 끝이 아니다. 아브람은 그만, 아내를 이용한 불로소득의 꿀맛을 알아버린 것 같다.

지금까지는 그래, 이렇게 될 줄 몰랐을 수도 있다고 치자. 그런데 두 번은 하면 안 되지 않을까?

아무튼 흥미진진한 꽃뱀왕 아브람의 모험, 다음 시간에 계속…

12 Comments

  1. 아 여기ㅋㅋㅋㅋㅋ제가 억지로 교회나가던 일곱살 때도 성경공부하면서 아브라함 참 이상하다….했던 부분인데 다시 읽으니 이거 완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올리시는 글들 너무 잘 읽고 있습니다. 저는 손 안닿는 어드메를 벅벅 긁어주시는 기분이에요.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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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 2n년 교회 끌려다니면서 유구하게 이해 못하고 빡치던 부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릴때도 성경을 신의 말씀 어쩌구로 안읽고 그리스로마신화나 신기한 이집트 신화 뭐 이런 느낌으로 읽어서 엥간한건 다 우왕 신기하다 하고 넘겼는데 진짜 아브람 얘는ㅋㅋㅋㅋㅋ 아 속이 시원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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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뒤늦게 정주행하느라 댓글 없이 쭉쭉 가고 있는데 메가트론 파라오 너무 매력적ㅋㅋㅋㅋㅋ 그냥 지나칠 수가 없네욬ㅋㅋㅋㅋ 읽을 게 많아서 행복~ 감사히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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