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3. 사래의 거친 학대와 불안한 하갈과 그걸 지켜보는 아브람

아브람은 사래를 이용해서 이집트에서 파라오를 등쳐 먹었을 때, 신부값으로 재물과 함께 남녀 종들도 받았다.

이집트 출신 하갈도 그때 받은 사람인 듯 한데, 사래의 여종으로 복무 중이었음.

아무튼 오랫동안 아이가 안 태어나자 초조해졌는지 사래는 아브람에게 하갈과 동침하기를 권한다. 이 시대는 당연히 하갈에게 거부권 없음 ㅋㅋ

교회에선 이놈의 걸 도대체 뭐라고 말하는지 궁금해서 설교들을 찾아보다 ‘하갈이 좋았을 것’으로 단정하는 문구를 발견해서 현웃 터짐.

하갈이 설령 진짜로 좋았다 한들, 사람이 물건 취급 당하던 악습 앞에서 현대인은 제발 뇌피셜 금지

그리고 아브람은 거부권이 있었을 테지만, 그는 절대 시대를 앞서가지 않는 자랑스러운 고대인인지라 거부하지 않는다.

시대의 한계를 적극적으로 따르는 중

구약에 따르면 임신한 하갈이 사래를 깔봤다고 한다. 그런데 솔직히 이 부분에서는 하갈의 말도 들어봐야 한다. 진짜 깔봤는지 사래가 혼자 오해해서 그렇게 느꼈는지 알게 뭐임.

아무튼 사래는 아브람에게 ‘이게 다 당신 탓이야! 원래 내 종인데 당신 빽 믿고 날 깔보잖아! 하나님이 당신과 나 중에 누가 잘못했는지 판결해줬으면 좋겠어!‘ 라며 화를 낸다.

아브람은 ‘당신 종이니까 당신 맘대로 처분해;;‘ 라면서 누구보다 빠른 백스텝으로 한 발 빠진다. 하 나 이런 ㅆ… 니가 좀 나서서 중재하면 안 됨?

그래서 사래는 임신한 하갈을 맘껏 학대하고(…) 하갈은 견디다 못해 도망간다.

사래를 참 악의적으로도 그려놨네…

사래는 시대의 논리에 철저히 굴복된 피해자성과 가해자성을 동시에 갖는다는 점에서, 이런 행동이 싫으면서도 한편으론 좀 안됐기도 함.

하갈을 임신시키라고 한 건 본인이지만, 그것도 뭐 자기라고 좋아서 했겠음? 그렇게라도 아들을 원하게 되는 건 뭐 사래의 천부적인 욕망이겠음?

그리고 하갈이 너무 가여움 ㅠㅠㅠ

진짜 이번 주말에 시간 내서 이집트 나일강변에 드라이브 데려가서 피카추 돗자리 깔아주고 맥주 한 잔 사드리고 싶다.

내가 님 마시다 토할 때까지 사줄게!

아무튼 그렇게 학대받다 도망친 하갈은, 슈르로 가는 길, 가데스와 베레드 사이에 있는 샘까지 도망쳐 왔고 그때 천사가 나타난다.

“네게 셀 수도 없는 많은 자손을 줄 것이다. 넌 아들을 낳을 텐데, 신이 네 고통을 들었으니 이름을 ‘이스마엘(하나님이 듣는다)’이라고 해라. 이스마엘은 만인과 싸우고, 친족들과 대결할 운명으로 살아갈 것이다. 그러니 돌아가서 여주인에게 복종하며 살아라.”

라고 한다.

아니 이 양반도 진짜 자기 일 아니라고 자기 학대하는 사람한테 복종하라니 마니 말 함부로 하시는 경향이 있으시네? 너라면 직장 상사가 맨날 폭행하고 월급 안 주는데 퇴사 안 하겠음?

“젊어서 그런 고생을 하는 것도 앞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거다. 인생에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지 뭐 방법이 없다.”

그리고 점지된 이스마엘 운명이 너무 하드코어함;;

그럼에도 하갈은 감격해서 ‘나를 봐주시는 하나님을 내가 보다니!’ 한다.

중요한 건 아니지만 하갈이 천사를 만났던 그 샘은 ‘브엘라해로이(나한테 나타나신 살아계신 이의 우물)’이라고 불리게 되고, 후에 이스마엘을 선조로 삼는 아라비아 인들은 이를 ‘하갈의 우물‘이라고 부른다고 함.

아무튼 그래서 이 가여운 여자는 돌아와서 아브람 나이 86세에 이스마엘을 낳는다. 뭐 그 시대에 임신한 여자 혼자 살 길이 막막했으니 돌아오는 것 외엔 별 방법이 없었을 것 같긴 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하갈의 가여움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다음에 계속-

댓글 9개

  1. 그 유명한 모비딕 첫 문장이 여기에서 따온 거였군요 성경에서 나온거란건 알았지만 뜻을 몰랐는데 덕분에 알고갑니다! 재밌게 잘 읽고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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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나 하갈에게 가해지는 압박이 사진 아래 신입사원의 고난이랑 너무 똑같아서 웃으면서 우네요 ㅋㅋㅋ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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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사실 시데의 한걔를 따르는개 않이라 신님에 말쓰믈 착실하개 따르는 신앙셍활을 하는게 아니겟읍니가???
    생육하고 번성하라 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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