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5. 자존심 강한 초등학생(야훼)과 유치원생(아브라함)의 대결

때는 이삭이 태어나기 일년 전.

아브라함은 롯에게 살림 갈라준 후부터 지금까지 계속 헤브론의 마므레에서 살고 있었다.

야훼가 ‘땅 준다 아들 준다’하며 언약 4절을 하며 할례를 처음으로 요구했던 바로 그 시기, 아브라함이 천막 밖에 앉아 있는데 (거츠 리폼 때문에 휴식 중이었나?) 이번엔 인간의 모습들을 한 야훼와 천사 두 명이 나타난다.

두둥

이건 뭐 보이스콜 하다가 답답하면 영상통화 하다가 다시 보이스콜 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예 오프라인으로 등장하시는 각인데…

아젠다를 좀 모아서 미팅 한 번에 처리하지 못하고선 지 할 말 생각날 때마다 전화를 걸었다가 끊은 직후 얘기 못한 거 생각나서 바로 또 전화를 거는 등, 전형적인 극혐 꼰대 상사의 기질을 발휘하고 있다.

아브라함은 야훼가 인간의 모습으로 왔음에도 눈치 빠르게 바로 알아보고는, 얼른 엎드려 부디 들렀다 가시라며 초청한다.

형님들 놀다 가십쇼

그리고는 급히 사라에게 시켜 빵도 굽고, 송아지도 잡고, 우유와 요구르트를 곁들여 손님들을 잘 대접한다.

어쩌면 알고 한 게 아니라 유목민들의 환대 개념대로 극진히 행동했는데 운 좋게 얻어걸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듬.

아무튼 야훼는 또 ‘내년엔 아들을 볼 것‘이라고 예언하는데, 이쯤 되면 그냥 꼰대 형님이 취할 때마다 ‘어? 이제 너도 나이가 있는데 조강지처한테 아들 하난 낳게 해줘야지!’ 타령하는 것 같다.

니도 이제 슬슬 아들 하나 낳아야지?

이미 월경도 끊긴 사라는 천막 안에서 이 얘길 듣고, ‘남편이나 내가 나이가 몇인데 애를 낳냐ㅋㅋㅋ‘ 하고 웃었는데, 야훼가 듣는다.

ㅋㅋㅋㅋㅋ

야훼는 그걸 또 못 들은 척 해주지 않고 지적함.

“왜 니 마누라가 천막 안에서 웃냐? 내가 뭐 못하는 거 있어? 하여튼 내년에 다시 올 테니까 그때 보자.”

하여간에 어른씩(?)이나 되어서 그냥 행동으로 묵묵히 증명하면 될 일을 일일이 ‘내 말 못 믿어?’하며 급정색을 하시는 모습에 사라는 겁나서 얼른 부인한다.

“안 웃었는데요.”

“아니, 너 웃었어.”

?

…?

내가 뭘 읽은 거임?

이런 행동마저도 교회에선 다 이유를 만들어놨겠지만, 성경만 읽었을 땐 야훼는 별 거 아닌 일에도 무시당했다며 자존심 씨게 다치는 초등학생 같음.

하 비위 맞춰주기 힘들다

어쨌든 간에 대접이 괜찮았나 봄. 야훼는 길을 떠나며 아브라함에게 ‘야 내가 너 앞날은 책임진다. 내가 너한테 뭘 숨기겠냐?’ 하며 소돔과 고모라 말살 계획을 늘어놓는다.

아브라함으로서는 소돔에 있는 조카 롯이 걱정되어서인지 길 떠나는 야훼를 좀 더 붙드려는 모양새고, 그 사이에 천사 둘은 소돔과 고모라를 작업하러 먼저 간다.

이게 지금 신과 천사들의 이야기인지 조폭 두목과 행동대원들의 이야기인지…

여튼 아브라함은 야훼를 붙들고, 마치 유치원생마냥 ‘착한 사람이 몇 명이나 있으면 멸망시키지 않겠냐?’며 질문 공세한다.

“착한 사람이 50명 있으면요? 45명이면요? 40명 있으면요? 30명은요? 20명은요? 10명은요?”

나 같으면 아브라함 죽빵부터 날리겠는데 평소 분노 조절에 문제가 있는 야훼는 웬일로 이번만은 차분하게 오냐오냐 일일이 대답해주면서 10명까지 깎아준다.

그 사이에 두 행동대장, 아니 천사는 강간의 왕국, 소돔으로 향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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