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21. 축복 싹쓰리꾼 야곱과 근로계약 사기범 라반의 불꽃 대결이 시작된다

이삭은 ‘에서를 더 사랑했다‘고 했으면서, 야곱만 따로 불러 조언하고 복도 또 빌어준다. (축복 다 쓰고 남는 거 없다며..?)

“가나안 여자 들이지 말고, 외가댁 가서 외사촌이랑 결혼해라. 그래서 아브라함이 점지받은 이 땅을 네가 유산으로 받게 되길 바란다.”

야곱에게 축복을 또 주는 이삭

이전 장에선 리브가가 사고치고 급히 야곱을 탈출시키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알고보니 이삭도 합의한 바였음.

야초에 야곱에게만 축복을 준 것도 리브가랑 짜고 친 게 아니었나 의심됨.

가엾게도 에서는 자기 아버지가 ‘남의 땅 덕을 보고 살면서 속으로는 그 땅 원주민들은 얕잡아보는 인성의 소유자’였음을 알게 되고, 동생에게는 원하는 며느리감까지 주선하며 그놈의 축복을 또 추가해 준 것도 알게 된다.

근데 만약 내가 히타이트 입장 사람이라면, 이삭 일가가 진심 괘씸하고 얄미울 듯.

우리 땅에 온 이방인 일가를 자리잡고 살게 해주고 동굴도 팔아주고 차별없이 대해줬는데, 안 보이는 데선 지들끼리 ‘야 나중에 이 땅 우리 거 될 거니까 이 땅 사람들 상대하지 마’ 이러고 있었던 거임.

에서는 이미 히타이트인 유딧(브에리 딸), 바스맛(엘론의 딸)을 아내로 얻은 상태였는데, ‘아버지가 가나안 며느리가 싫으셨던 거구나‘하며 일족의 여자를 또 데려와 잃었던 아버지의 환심을 다시 사보려고 한다.

근데 그게 이스마엘의 딸 마할랏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생이 외사촌이랑 결혼한다면, 난 친사촌이다!‘ 같은 생각이었나 본데, 이 붉은 곰 같은 새끼가 너무 눈치가 없어서 내 눈시울마저 촉촉해짐 ㅠㅠㅠㅠ

이삭은 이스마엘이 얼마나 껄끄럽겠냐고?

절대적 권리가 있던 장자가 자기 때문에 맨몸으로 내쫓기고, 아버지 유산은 자기가 거의 다 물려 받았는데 ㅠㅠ

설령 이스마엘은 ‘그래, 동생 이삭은 또 무슨 죄냐‘ 하며 딸의 결혼을 허락했는지 몰라도, 이삭은 새 며느리가 얼마나 불편하겠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저… 새아가야, 니 아버지가 평소에 내 얘기 안 하디?”

듬직해서 아버지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던 에서가 점점 한기 드는 웃방으로 밀려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림

한편, 다시 야곱으로 돌아가보자.

형의 축복을 제법 얍삽한 수로 빼앗아갔던 야곱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있는 외가에 가서, 외삼촌의 데릴사위가 되어 마치 김유정의 봄봄처럼 일한다.

김유정의 봄봄을 요약하면 이렇다.

“장인어른, 점순이랑 성례 언제 시켜줄 거예유?”

도식으로 알아보는 봄봄

외삼촌 라반에게는 딸 둘이 있었는데, 첫째 레아는 눈에 총기가 없었지만, 둘째 라헬은 미인이었다고 한다.

라헬을 처음 만난 야곱은 라헬에게 입을 맞추고는 반가워하며 엉엉 울었다. 지금 보면 한 눈에 반하고는 횡재한 기분에 울었나 봄

그래서 라헬이랑 결혼하려고 7년을 빡시게 일했더니만, 외삼촌이 결혼 첫날 밤 레아를 몰래 들여보내고는 ‘우리 동네서는 동생이 손위를 제끼고 먼저 가는 법은 없음‘이라고 한다.

아뇨 장인어른 잠깐만요 이건 아니죠

이게 무슨 7년 만기 적금을 부었더니 원금 어디가고 경품만 온 상황임?

그리고 레아는 또 무슨 죄임?

이 남자가 자기 여동생을 사랑한다는 걸 뻔히 아는데, 여동생인 척 속여서 섹스를 해야 했다고? 좀 과장하자면 야곱이나 레아나 둘 다 강간당하는 거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이게 웬 다음 날 아침 둘 다 현타 씨게 처맞을 짓임 ㅋㅋ

레아도 자존심이 있지 않겠음? ‘네가 레아니까 사랑한다‘라는 남자를 만나서 자신 그대로를 인정받으며 살고 싶지 않겠음?

자기를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에게 자기를 숨겨가며 섹스 당하고 결혼 당하는 시추에이션 뭐임 ㅋㅋㅋ

에헤이 젊은 사람이 겨우 7년 가지고 뭘 예민하게 그러나?

믿었던 외삼촌에게 맞은 통수가 아직 얼얼한 야곱에게, 외삼촌은 이어서 ‘라헬도 데려가려면 7년을 더 일하라‘는 초대형 통수를 추가타로 박는다.

ㅋㅋㅋ믿었던 어머니와 동생에게 선빵먹은 형 에서의 심정이 이제 좀 이해가 되신?

그러나 아무리 라헬을 사랑하고 있었더라도, 이건 아니다. 가나안의 불꽃 사쿠라 야곱이 통수를 맞아놓고 또 순순히 그러마, 할 리가 없다.

근데 외삼촌도 그건 무리수라는 걸 알았는지, 라헬은 선불이라고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또 무슨 렌탈 개념임? 뭔가 미리보기 같은 거임?

아무리 고대라지만 외삼촌 라반 이 새끼는 지 딸들로 너무 알뜰하게 장사해처먹음.

아무튼 그래서 야곱은 레아와 7일간의 초례를 치르자마자 바로 라헬과도 동침한다. 그리고 대놓고 라헬만 사랑함.

으 레아 너무 불쌍한데…

서양애들 성경 공부 찾다 나온 그림. 아니 이걸 이렇게 가르친다고?

이렇게 야곱은 7년을 더 봄봄처럼 일하게 된다. 하지만 가나안의 타짜 야곱이 이렇게 고분고분 외삼촌의 설계대로 끝내게 둘 리 없다.

-다음에 계속…

댓글 17개

  1. 철저히 지워지고 대상화된 여성인물의 입장에서 한번씩 짚어주시는 게 정말 좋습니다. 킥킥대며 읽다가도 암 그렇지 하고 고갤 끄덕이게 됩니다. 재밌는 글 계속 연재해주세요 완독 응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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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선생님… 악독한 전 기독교인(모태신앙 당함)은 선생님이 사사기에 가셔서 뒤집어지는걸 볼 생각에 벌써부터 함박웃음이 납니다… 죄송합니다. 절 용서하시고 성경…꼭 완독해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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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도 어릴 ㄸㅐ 이 부분 읽고 아니 이게 무슨 셋 모두 (레아 라헬 야곱) 불행한 선택이지?? 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런데 선생님 혹시 요즘 중간고사 기간이라 바쁘신가여.. 글을 기다리며….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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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레아가 야곱에 마음이 있으니 밤새시간이 있었음에도 나 라헬아냐하지않고 닥치고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그이후를보면 사랑을 갈구하고 동생을 질투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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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실제로 마음이 있다면 더더욱,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 남자에게 자신을 남인 것처럼 속여야 하는 것이 더 비참할 거라 생각하는데, 그런 인간의 섬세한 마음 따위는 생각을 못하는 것이 고대인들의 디폴트인가 봅니다.

      다음날 자신을 보고 확 실망하고 분노해서 라반에게 따지는 야곱을 보고 크게 상처받을 레아의 모습이 자연스레 떠오르지 않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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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레아는 무슨 죄인지… 묘사에서부터 눈에 총기가 없다는 둥 외모지상주의의 희생이 되질 않나… ㅠ 제가 예민하게 읽는 걸 수도 있는데, 서술 레벨에서부터 ‘박대당할 만하니 당했다’는 식인 듯해서 너무 분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나저나 야곱이 이런 식으로 죗값 치르는 걸 보고 성경 읽다 거의 처음으로 그나마 사필귀정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기억도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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