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25. 에서가 야곱을 용서…는 모르겠고 창세기 32장 쓴 새끼 나와라

외삼촌과 헤어져 돌아오던 야곱은 갑자기 하나님의 천사들을 보게 되고(?) ‘이것은 하나님의 군대다(?)‘ 라고 말해서 그 지역은 마하나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함(?)

?

그러더니 갑자기 다른 얘기로 넘어감.

혼자 생각하던 걸 아무 때나 깜빡이도 안 켜고 불쑥 불쑥 지껄이곤 하는 새낀데, ‘이 새끼가 또 뭔 말을 하려고 저러나?‘하고 인내심 가지고 좀 들어볼라치면 이미 다른 주제로 넘어가 있곤 해서 겁나 개빡치게 하는 그런 놈, 살면서 한 둘은 겪어 봤잖음?

그게 구약임 ㅇㅇ

마하나임은 얍복 강 근처 쯤이라 추측되는 듯

아니 근데 다시 읽어봐도 빡치네?

카인의 후손 라멕이 뜬금없이 처싸우다 사람 죽여놓고 집에 돌아와 잔뜩 흥분해 가지고선 아내한테 “날 건드린 놈은 77배로 갚아주는 기다, 알긋나?!” 하며 용천지랄을 하다 말고 갑자기 다른 장으로 넘어갈 때 느꼈던 분노를 지금 또 느끼고 있음. (창세기편 2화 참조)

또 있었음. 신들의 아들과 인간의 딸이 결혼해서 네피림인지 뭔지 전사 일족을 낳았다고 하더니 갑자기 노아 얘기로 넘어갔었음. (창세기편 3화 참조) 아오 구약 이 새끼가 내 친구였으면 벌써 한대 쳤음

아무튼 주제 바뀌었으니 넘어간다.

야곱은 20년 전, 얍삽하게 형 에서의 축복을 가로채고 튀었던 전적이 있다. 아무래도 돔의 세일 땅에 자리 잡은 형님 나와바리를 지나가려니 겁이 나는 것은 당연지사.

이 지도에서의 왕국 에돔은 상당히 아래에 있느나, 저땐 세력권이 더 위까지 미쳤던 모양

그래서 야곱은 종들을 시켜 비굴한 메시지를 보내려고 한다.

“에서 형님한테, ‘형님의 종인 저는 지금껏 라반과 지냈습니다. 재산도 꽤 모아 소, 나귀, 양, 염소, 남녀 종들도 있습니다. 제 주인이신 형님께서 너그러운 사랑을 보여주시길 바라며 문안 인사 올립니다. 딸랑딸랑‘이라고 전해라.”

비굴함이 종이를 뚫고 나온다. 얼마나 멍충한 붉은 불곰이 무서웠으면 ㅋㅋㅋ 근데 에서가 에돔 땅에서 넘사벽 세력이긴 했나 봄. (장인 이스마엘의 덕을 본 걸까?)

근데 그 말을 전하러 갔던 심부름꾼이 금방 다시 돌아오며, ‘주인님 아무래도 x됐어요. 에서님이 사람들 400명 끌고 이미 여기로 오시고 계시대요.’ 이라고 한다 ㅋㅋㅋㅋㅋ

이에 야곱은 두려움에 덜덜 떨며, 혹시 공격받더라도 절반은 도망칠 수 있도록 가축과 일행을 두 무리로 나누고는 횡설수설 기도한다.

‘하나님이 나더러 복 준다고 고향으로 돌아가랬잖느냐? 내가 딱히 복 받을 만한 사람도 아니지만 지팡이 하나 쥐고 건너왔다가 덕분에 이렇게 부자가 됐는데, 형님이 이걸 다 조져버릴까봐 너무 무섭다. 아니 근데 하나님이 우리 할아버지 아브라함한테 자손을 별처럼 주겠다고 했잖느냐?’

그리고는 에서에게 보낼 선물로 암염소 200마리, 숫염소 20마리, 암양 200마리, 숫양 20마리, 수유 중인 암낙타 30마리와 그 새끼들, 암소 40마리, 황소 10마리, 암나귀 20마리, 숫나귀 10마리를 선별한다.

이걸 네 무리로 나누어 각각 종들에게 맡긴 뒤, 무리 간에 거리를 벌리고 가도록 시킨다. 즉 단계적으로 시간 차를 두고 에서에게 도착하도록 하려는 것. 자신은 5번 째로 스무스하게 연착륙하려는 계획이다.

에서의 분노를 5-4-3-2-1로 누그러지게 하려고 머리를 굴린 것임 ㅋㅋㅋㅋ 뭔가 행성 착륙할 때 역분사 로켓을 푸슛 푸슛 쏘며 중력에 덜 처맞으려고 필사적으로 기우뚱거리는 탐사차 같음.

야곱의 머릿속

그렇게 선물 무리를 앞서 보낸 뒤, 장막에 머무르던 야곱은 밤이 되어 일가족과 남은 짐까지 챙겨 얍복 나루를 건너기 시작한다.

그런데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야곱에게 난데없이 웬 남자가 나타나 씨름을 건다.

그래서 밤새 씨름을 함.

?

요런 요런 요 앙탈꾸러기

야곱이 지지않고 버티자 그 남자가 야곱의 엉덩이뼈를 치는 바람에 야곱은 엉덩이뼈가 어긋나 다리를 절게 됨.

?

심지어 개역한글본에선 ‘환도뼈‘를 쳤다고 되어 있는데, 이게 예전에 아브라함이 종에게 허벅지에 손 넣고 맹세시킬 때, 허벅지 혹은 환도뼈로 번역되었지만 실은 꺼츠를 의미했던 바로 그 야레크 יָרֵךְ 임. 그러니까 야레크를 쳤다는 건데… (창세기편 19화 참조)

…야레크를 쳤다..?

내 야레크가!

아무튼 날이 밝아오고 그 남자가 ‘이제 동 텄으니 보내 달라‘고 하고, 야곱은 ‘축복해주기 전엔 못 보낸다‘고 함.

?

그러자 남자는 야곱더러 이름을 묻고는, ‘넌 사람들에게도 신에게도 싸워서 지지 않았으니 이제부터 네 이름은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다.’ 라고 축복함. (그가 하나님으로 다스릴 것이다란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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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도 ‘당신 이름을 말씀해 달라‘고 요청하니, 그 남자는 ‘내 이름은 왜 물음?‘ 하고는 대답 안 해줌.

?

의문나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애초에 씨름을 건 맥락이 뭐임?

자기가 먼저 싸움을 건 주제에, 왜 마치 자기가 의지에 반하여 억지로 잡힌 보물 고블린마냥 놔달라고 부탁하는 거임?

동 트면 안 됨? 뭐 햇빛이라도 맞으면 타죽음?

온 사람은 천사나 야훼가 아닌 거임?

평소 야곱의 이름 몰랐음? 왜 물어봄?

왜 이 신인지 천산지 보물 고블린인지는 야곱을 난생 처음 본 것처럼 굼?

야곱도 상대 이름은 왜 물어봄? 니가 믿는 신 말고 혹시 다른 신인가 싶어 확인하려는 거임?

그럼에도 야곱이 씨름한 이 장소를 ‘신의 얼굴을 보고도 내가 목숨을 건졌구나‘ 했다 해서, 신의 얼굴이란 뜻의 브니엘(페누엘)로 부른다 함.

?????

어디서부터 지적해야 할 지 모를 정도로 창세기 32장은 총체적 난국이다.

씨름하러 나타나는 신이라니 이 무슨 한국 전래동화의 도깨비 같은..

진짜 그냥 민담 풍 에피소드인가? 영국 민담 같은 데서 요정 같은 거랑 싸워서 이기거나, 요정을 잡고 ‘보물 있는 곳을 알려주면 놔 주지‘하며 보물을 얻어내거나, 요정의 이름을 알아내는 내기를 한다거나 하는…

아무튼 이것 때문에 이스라엘 사람들은 엉덩이뼈 힘줄을 지금까지 안 먹는다고 함

???

아니 먹지 말아야 할 부위가 틀린 것 같은ㄷ

잘 모르겠지만, 억지로 선해하자면 처자식들 다 건너게 하고 새벽녘에 혼자 남은 야곱이 현타가 오면서 스스로의 두려움이 만들어낸 환상, 혹은 나약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한 끝에 내적 승리를 한 걸 상징하는 것 같음.

기껏해야 동네 민담 재활용한 듯한 에피소드를 이렇게 말 되게 이해해보려고 애쓰다니 나도 이제 독실한 신자 거의 다 된 듯. 이게 재활용 과제라면 폐식용유로 비누 만든 게 B-고 이건 D- 레벨이지만.

아무튼 에서와 드디어 마주치게 되는 야곱. 위험이 닥치면 속마음을 알 수 있다고, 야곱은 처자식을 확실하게 편애한다.

앞에 두 종 빌하, 실바와 그 아이들을, 그 다음에 레아와 그 아이들을 세우고, 맨 뒤에 라헬과 그 아들 요셉을 세움 ㅋㅋㅋㅋㅋㅋ

아무리 봐도 위계 순도 아니고 그냥 편애 순임. 위험하다 싶으면 라헬과 요셉은 도망칠 수 있게 하려는 것이 분명함 ㅋㅋㅋ

그래도 야곱은 스스로 처자식들 제일 앞에 서긴 한다. 그간 계속 야곱을 놀리다가, 이 부분 읽고나니 더 놀릴 수는 없어짐.

심지어 놀랍게도, 처자식 앞에서 바닥에 일곱 번을 절해가며 에서를 향해 굽신굽신 다가가는 굴종력을 선보인다.

처자식(특히 라헬과 요셉)을 살리려고 고대 가부장 사회에서 가장의 자존심을 남들 다 보는 앞에서 기꺼이 다 처박는 부분은 좀 리스펙트임. (근데 알고 보니 그 시대엔 흔한 인사였다거나 ㅎㅎ)

생각해보면 야곱은 뜻밖의 사고로 일부다처제의 가장이 되긴 했지만, 일부일처제에 어울리는 찐사랑 타입이었는지도 모름.

불행인지 다행인지 에서는 엎드려 다가오는 야곱의 뚝배기를 독수리킥으로 으깨지 않고, 달려와 야곱을 끌어안고 함께 울며 기뻐한다. 이미 꽤 큰 도시의 왕쯤 되는 수준이라서 20년 전 사기 사건은 용서하고 너그러워진 모양.

아 형님요 저 형님 존경하는 거 알지예?

하지만 에서는 그때 야곱을 죽여버려야 했다. 진심이다. 내 말 들어라.

가족 소개를 마친 뒤, 에서는 야곱네를 자기네 에돔 지역의 세일로 데려가려 한다. (당연하겠지) 그러나 야곱은 가축도 여행에 지치고 애들도 약하다는 핑계를 대며, ‘형님 먼저 돌아가 계시면 천천히 따라가겠다’고 한다. 애초에 갈 생각이 없는 거임.

에서가 ‘그럼 내 사람들이라도 좀 남겨놔 줄까?‘ 하며 편의를 봐주려고 하는데, 그것도 극구 사양한다.

그래서 서가 자기 사람들 데리고 세일로 돌아갔는데, 야곱은 안 따라가고 도피처를 찾아 짱 박힘 ㅋㅋㅋㅋㅋ 거기를 잠복처나 오두막이란 의미로 숙곳이라고 부르게 됨.

또또또 에서만 진심이었지?

이후 야곱은 미꾸라지처럼 형님 영향권을 빠져나가, 드디어 가나안 땅 세겜 성에 도착한다. 외삼촌이 있는 하란(밧단아람)에서 세겜까지, 멀리도 왔다.

다시 보는 지도

야곱도 할아버지 아브라함과 똑같이 하란을 떠나 이곳에 온 것이다.

오래 전, 아브라함이 계시를 받고 하란을 떠나 가나안의 세겜에 도착했을 때, ‘이곳을 네 자손에게 주겠다‘는 말을 듣고 처음으로 제단을 쌓았던 ‘모레의 상수리나무‘가 있는 바로 그 세겜이다. (창세기편 8화 참조)

그리고는 야곱은 세겜의 아버지 하몰에게서 은 100개를 주고 성 앞 들판을 사서, 텐트를 치고 머무르게 된다.

야곱은 그 땅에 제단을 쌓고 ‘엘 엘로헤 이스라엘(이스라엘의 전능하신 하나님)’이라는 이름을 짓는다. 땅 샀으니 맘대로 이름 붙여도 되나 봄.

아무튼 에서는 실패했지만, 하몰이나 세겜이라도 나서서 이때 야곱 무리를 죽여버렸어야 했다…

너네 진짜 내 말 들어라. 다음 편으로 넘어가기 전에 지금 급습해서 다 죽여라. 안 그러면 후회하게 될 것이다. (엄근진)

19 Comments

  1. 구약이… 우리 두서없는 구약친구를 관대히 받아줍시다. 조선 세콤 머슴처럼 두 눈으로 똑똑히 본 것이 많지만 조리있게 말할 능력이 없는겁니다ㅠ(사실 패치워크 전설이라 그런거지만요.) 야곱의 씨름은 기독교 회화로 인기있는 소재랩니다. 언제 구약이의 두서없는 글줄에 지치시면 야곱이 씨름 한 번 구경하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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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는 신자인데 시리즈 너무 재밌게 잘 보고 있습니다. 필력이 정말 좋으세요. ㅋㅋㅋ 너무 빨리 써주시지도 말고 완결(?)까지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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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니 야곱 원래 일부일처제 스타일 찐 로맨티스트란 소리 들으니까 짠하네여…. 하긴 장인인지 악덕고용주인지 포주새키인지 판별 불가능한 라반놈이 잘못이지… 초야까지 치른 결혼 무를수도 없고 말이야…

    일주일에 한 번도 괜찮으니까 오래 연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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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54321 역분사로켓비유에 미쳐버릴것 같아요 너무 웃겨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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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사기꾼들이 사기 안당하려고 늘상 조심하듯이 야곱은 스스로 술수에 능하니까 남들도 잘 안 믿고 숨은 의도가 없나 하고 늘 경계하는 캐릭터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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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황황당벙찜어리둥절류가 난무함에 댓 남깁니다만 ㅋㅋ
    일단, 이미 아실거라 생각은 하지만서도?
    창세기 필자는 모세..고요 ㅋ

    도대체 이 뜬금포 진행은 뭐란 말인가~싶으실테지만;;
    그건 성서를 한 부분만 따로 뚝~떼서 보기 때문에 생길 수 밖에 없는 의문입니다요 ㅋ

    어떤 책이든 주제가 있고, 성서에도 마찬가지로 주제가 있으며, 바로 구원..인데.
    한마디로 성서란, 구원에 이르는 방법..서라는 거죠.
    인간과 세상이 어떻게 생겨났으며,
    인간과 세상에 악이 만연해 고통 받는 이유는 무엇이고,
    그런 인간들을 위해 창조주는 어떤 마련들을 하였으며,
    인간은 창조주의 그 마련(구원)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알려 주는 책.

    성서의 각 부분들은 완제품 기계의 각 부속이라 보시면 됩니다.
    각각의 부속들 생산과정만 놓고 보면 이게 뭐야?
    도대체 뭘 하자는 거야? 이게 왜 필요해? 싶은 것들이 있을 수 있지만.
    완제품의 구동, 그 작동기전 시각에서 보면,
    그 부품이 왜 필요했는지,
    왜 그 단계에서 조립해야 했는지..를 알 수 있는.

    앞 선 장에서 정체를 몰라 어리둥절해 하셨던 드라빔 처럼 다 이유가 있습니다요 ㅋ
    (드라빔은 이미 다른분이 설명해 주셨던데,
    드라빔은 우상숭배용성물인 한 편, 그 시대 상속권의 상징물이기도 했거든요.
    라헬은 남편 야곱이 겪었던 부당한 처사 앞에 정당한 대가라 멋대로 판단해 훔쳤던 거고..이하 생략. 쿨럭;;)

    어쨌든간에두루. 깔깔거리며 읽고 있습니다.
    전 이미 강을 건넌 사람이라,
    이젠 제 머릴 어떻게 쥐고 흔들어도 나올 수 없게 된 시각이라. 몹시 재밌어요 ㅋ

    그럼 또.. 마저 읽으러 가 보겠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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