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26. 죄없는 세겜 사람들을 학살하고 약탈한 야곱의 아들들

지난 이야기 요약: 야곱은 외삼촌 라반에게서 도망쳐 오는 길에 형 에서와 화해한 뒤, 가나안 땅 세겜 성에 도착한다. 그런 뒤 하몰 패밀리에게서 성 밖의 땅을 좀 사서 엘-엘로헤-이스라엘이라 짓고 천막을 치고 지내고 있었음.

야곱에게는 레아가 낳은 디나라는 이름의 딸이 있다는 거 기억하는가? 야곱에겐 현재 11남 1녀가 있는 상태인데, 그 외동딸 이름이 ‘디나’이다.

레아의 막내이다.

이 디나가 성 안에 여자 친구들 만나러 갔다가, 하몰의 아들이자 세겜 성의 군주이기도 한 ‘세겜‘에게 강간당한다.

납치되는 디나

그 후 세겜은 디나에게 부드러운 말로 사랑을 고백하고, 자기 아버지 하몰에게도 ‘디나와 결혼하게 해달라’고 허락을 구한다.

야곱은 아마도 자기 아들들의 성질머리를 알아서인지 이 소식을 듣고도 아들들한텐 잠시 숨기려 했던 모양인데, 하몰과 세겜이 정식으로 청혼하려고 야곱을 찾아왔을 때는 이미 이놈들도 얘기 다 듣고 겁나 빡쳐 있었음.

하몰과 세겜은 매우 정식적인 청혼 절차를 밟는다. 하몰은 야곱에게 ‘우리 아들이 당신 딸에게 반했다. 결혼을 허락해 달라. 또한 앞으로 우리 두 부족 사이에 통혼을 하며 크게 한 부족을 이루자. 이 땅을 당신네 땅처럼 여기시고 자리 잡고 장사하며 편히 재산을 불리라‘ 고 제안한다.

세겜은 세겜대로 디나의 오빠들에게, ‘아이고 형님들 저 좀 잘 봐주십쇼. 신부값으로는 원하시는 걸 다 드리겠습니다. 그저 결혼만 시켜 주십시오‘ 라고 한다.

현재 세겜은 이 성의 군주다. 군주가 이방인의 딸을 강간한 뒤, 갑자기 아버지와 직접 찾아와 예의바르게 부족 합방을 제안하며, 정식으로 신부값도 다 지불하겠다고 한다.

이상하지 않은가?

강간한 놈이 갑자기 혼자 사랑에 빠져 정식 결혼 절차를 밟는다고? 뭐 아주 없는 일은 아니겠다만, 그냥 애초에 둘이 자유연애 했다고 보는 게 더 상식에 맞지 않나?

디나가 친구들 만나러 간다고 하고서는 몰래 자유연애 하다가, ‘이쯤 됐으니 그냥 각자 아버지에게 밝히고 결혼시켜달라고 하자‘ 라고 했다는 게 더 납득되지 않음?

그러나 불타는 활화산 같으신 우리 구약의 오빠들은 화가 나서 못 견뎌함.

읽어보면 단순히 여동생에게 상처 준 것에 화가 났다기보다, 감히 우리 종족의 ‘처녀’를 수준 낮은 ‘다른 종족’이 꼬드겨서 결혼 전에 섹스하게 만든 것에 화가 나신 것 같음.

그냥 배타적이고 순혈주의적인 태도로 보일 뿐임.

이 광기의 사기꾼 놈들은 거짓말로 ‘할례 안 받는 자와 이어지는 건 우리에겐 부끄러운 일이니, 이 땅 남자들이 다 할례받으면 누이와도 결혼시켜주고, 이 땅에 정착해서 어울렁 더울렁 한 민족으로 합쳐져 살겠다‘면서 하몰과 세겜을 속인다.

세겜과 하몰은 그 제안을 기쁘게 여기고, 얼른 성으로 돌아가, ‘이 사람들은 우리에게 우호적입니다. 우리 땅도 넓고 하니, 받아 들여서 서로 간에 장사도 하고 통혼도 하면서 함께 한 겨레가 됩시다!‘ 하며 당장 성안의 모든 남자들에게 할례 받게 한다.

결혼 한 번 하려고 자신은 물론 성 안의 남성 백성들의 야레크를 지체없이 다 까버리는 세겜의 스케일.

그래서 난데 없이 할례 받게 된 성 안의 남자들은 한동안 아파서 잘 걷지도 못하게 된다. 그러자 둘째 시므온과 셋째 레위, 이 두 미친갱이들이 쳐들어가서 성 안의 남자들을 다 죽임.

야 이 미친 놈들아!!

우린 이제부터 셋째 아들을, ‘사기꾼에 세겜성의 학살마 레위‘로 꼭 기억해야 한다. 그 사기꾼 기질이 후손에게 이어진 것 같기 때문.

아무튼 시므온과 레위는 하몰과 세겜도 죽이고;; 세겜네 집에 있던 디나도 다시 끌고 온다.

야레크 깐 자를 이겨놓고는 의기양양한 비겁한 인성

그것도 모자라 다른 형제들까지 성 안에 난입해서 시체를 털고 재물을 노략질하고 가축, 여자, 아이도 다 빼앗아 오며 쑥대밭으로 만든다.

쑥대밭

아니 이런 미친 똘갱이 새끼들이 있나? 애초에 디나는 핑계고 한 성의 군주가 굽히고 들어오니까 그걸 기회로 학살하고 불 지르고 재물을 노략질하며 끼얏호-! 싶었을 뿐이었잖음? 인성 무허가 건축물 같은 분들아?

이얏호응!

그리고 이렇게 해 버리면, 디나의 인생은 어떻게 되는 거임?

놀랍게도 성경엔 디나가 직접 말하는 부분도 없고, 디나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3인칭으로 표현된 적도 없고, 야곱 족보 정리하는 구절 빼면, 디나 에피소드는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쓰레기 같은 구약 새끼들…

이걸로 야곱 도적떼들은 겁나 부유해진 것은 말할 것도 없겠다. 처음에 은 100 조각을 주고 땅 샀는데, 그 돈 이상으로 회수했네^^

살인 방화 강간 노략질을 저지른 야곱의 미친 짐승들을 감쌀 방법이 도저히 없으니까, 그냥 ‘디나가 억지로 강간 당해서 그런 거라고 하자;; 그것밖에 답이 없음;;‘ 이라며 합리화한 것 같음.

이 무슨 아포칼립스 배경의 사막의 비적 패밀리임? 종말 이후의 세상 꼬라지를 니네가 미리보기로 보여준 거임? 너네 같은 놈들이 다 휴거되고 사라지면 이 땅은 평화가 찾아올 것 같은디?

한 발짝 물러서서 디나가 정말 강간당한 거라고 치자. 그 시대 법에 따를 경우, 아버지에게 신부값을 주고 강간한 자가 책임지고 결혼하면 된다.

당시에 이 법은 강간당한 여자의 지위를 보호하려는 의도도 있었음. 남자가 결혼을 안 하고 내뺄 경우, 강단당한 여성은 앞으로 결혼도 못하고 사회적으로도 매장되기 때문임. (여자의 의향 같은 건 1도 생각 않던 야만적인 고대법 같지만 한국에서도 근대까지 비슷한 판결이 있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법 같은 건 무시하고 세겜성을 털어버린 일화를 자랑스럽게 써놓은 걸 보면, 구약의 정신이란 것은 ‘성의 통치자가 강간할 경우 성 전체가 재물과 목숨으로 갚아야 한다‘는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니 성폭력을 저지른 목사나 교황도 자기 죄에 대해서, 재물은 물론이고 그 교회 다니는 신도들의 목숨으로 갚아야 하는 것이 아닌지…

17 Comments

  1. 음… 뭐 진짜 강간으로 시작해 떡정이 너무 깊어 사랑하게 되었쏘… 이런 클리셰 로판에 많아서 이상하게 뵈진 않는데(젠장)…
    사실 여동생에게 당한 원한이 있었다 치면, 속이 다 시원하긴 합니다만. 그 뒤에 여동생이 어떻게 되었느냐가 문제지… 근데 한참 후에 다윗의 딸 다말도 그렇고, 얘넨 여자 말은 안듣는게 종특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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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세겜 성의 다른 사람들까지 다 죽여버린 건 시원하기보다는 당황스럽습니다. 이걸 정당화하려는 구약의 늬앙스도요. 그래서 애초에 복수가 목적이 아니라 약탈이었을 거라 생각하고요…

      여동생을 진정으로 생각해서 풀발한 놈은 하나도 없을 겁니다. ‘이스라엘 사람에게 부끄러운 일’, ‘할례를 받지 않은 남자와 결혼시키는 건 우리에게 부끄러운 일’ 등으로 말하는 걸로 보아, 여자를 민족과 가족의 소유로 여기면서 그저 상품 가치 훼손에 빡이 친, 배타적이고 선민의식에서 나온 행위라고 보여집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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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긴 같은 기준을 자기네 동포한테도 적용하진 않았죠. 그랬으면 성범죄 없는 클-린한 이스라엘이 되엇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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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설령 찐으로 디나의 복수로 학살을 했다손 치더라도 성에 살던 여자와 아이들 약탈은 대체 뭔지 싶더라고요. 성에 살던 사람 중에 디나가 납치당했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을텐데… 그 사람들 입장에선 얘네나 세겜이나 다를게 없겠지요…
    더욱이 불신자님 말대로 성경에선 이런 식으로 모욕당한 여자의 복수를 명분 저질러진 학살에, 그 모욕당한 여자의 생각이나 의견(예를 들어 디나가 오라비의 복수에 만족하였다 이런 식으로요)이 거의 기록되어있지 않아요. 성 안에 디나의 친구나 지인들이 있었을텐데 그들이 하루아침에 종으로 잡혀온걸 디나는 대체 무슨 기분으로 보았을까요? 적이 씁쓸합니다.
    구약 전체가 이스라엘 내로남불의 끝판왕이라 저는 성경이 세계에서 히트친 이유는 간지나는 문체때문인가 의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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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he Red Tent 레드텐트라고 디나를 주인공으로 해서 여기 나온 해석처럼 자유연애로 해석해서 이 사건을 그리고 이후 디나의 삶까지 여성의 시각에서 상상해서 그린 소설이 있습니다! bbc에서 동명으로 드라마화까지 했어요. 저는 원작은 못 읽어봤고 드라마를 봤는데 재밌고… 저 형제들이 참 ㄱㅅㄲ들입니다. 이후 디나의 삶이 궁금하시다면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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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음 이건 근데, 요즘의 감수성으로 보기에 오히려 이해하기 좋은 부분 아닐까요? 저도 여동생이 있으니까 감정적으로는, 저런 상황이라면 복수를 생각할 거 같거든요.

    할례를 하게 한 것은 수적으로 열세니까 꾀를 낸 것이고, 고대인들이 전쟁에서 꽤 야만적이고 잔혹한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니(사실 고대인이라고 할게 없는게 지금 미얀마 사태만 봐도…그냥 인간이 그런듯)성 안의 남자를 몰살시키고 이후에 약탈이 이루어진 것은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복수를 명분으로 이루어진 전쟁에 승리했으니 전리품을 챙기는 것도 어찌보면 자연스럽죠.
    구약이고 성경이고 하나님이고 다 떠나서 그냥 이 당시 사람들의 세계관? 가치관을 상상해보면 납득이 간다고 생각하는데….다른 분들과는 생각이 다른가봐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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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리고 여동생이 진짜 강간당했는지 알 수 없고요, (여동생이 스스로 증언하지 않다는 점에서도 현대스럽지 않음)

      여동생이 강간당했는지 자유연애인지 물어보지도 않고, 가문 망신이라는 듯이 구는 것도요 (여성의 자유연애를 상상하지 못하는 태도도 현대스럽지 않고, 여성의 정조가 가문의 명예와 관계 있다는 태도도 현대스럽지 않음)

      복수심이 여성 개인을 위한 공감에서 비롯것인지, 가문을 위한 것인지의 구분이 현대와 고대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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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글쎄요? 자유연애라고 해석하는 것이 오히려 과도하게 현대적 감수성에 치중한 해석일 수 있겠습니다.
    전 디나가 강간을 당하고 그 뒤에 청혼 절차를 밟게 된 이야기를 읽고서 곧바로 현재까지도 키르키스스탄에 남아 있는 ‘보쌈 문화’를 떠올렸거든요.

    현대적 감수성으로 볼 때는 ‘선 강간 –> 후 청혼 절차 밟기’가 이해되지 않겠지만, 그런 문화는 아직까지 일부 지역에 남아 있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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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 어차피 디나에게 아무도 물어보지도 않았다는 점과 디나에 대한 의견은 성경에 다시는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제가 더 악의적으로 해석하든 선의로 해석하든 이미 성경은 글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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