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35. 편애왕 야곱은 므낫세와 에브라임을 양자로 들인 뒤, 이유없이 차남에게 더 축복을 한다

야곱이 이집트 고센 땅에 정착한 후 17년을 더 살고 147세가 됐을 때, 요셉을 불러다 그 놈의 야레크 맹세를 시킨다. 예전에 아브라함이 종더러, 자기 혈족 중에서 며느리감을 찾아오라며 허벅지 사이에 손을 넣고 맹세시키던 바로 그거다.

“아빠가 울 요쩨비한테 소원이 있는데 아빠한테 착하게 굴 거예요? 그럼 나중에 아빠 쥬그면, 이집트엔 묻지 말고 꼭 우리 조상님들 무덤 옆에다 묻어주겠다고, 울 요쩨비 아빠 꺼츠 잡고 약속!”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잠깐만! 지금 내 멱살 잡고 싶은 거 아는데, 아 잠깐만 좀 놔 봐, 잠깐만! 내가 다 설명할 수 있어!

지난 편 쓸 때 캐릭터 해석을 조금 잘못했다고 느낀 적이 있다. 야곱이 하도 베냐민을 싸고 돌고, 유다가 나서서 ‘막내 대신 나를 노예로 삼아라!‘ 할 동안에도 대사 한 마디 없길래, 베냐민은 귀엽고 수동적인 어린애인 줄로 알았두만 알고보니 아들을 10명이나 낳은 울끈불끈 불스파워 정력남자였음. 이 수치는 형들을 월등히 뛰어넘는 수치임. 이걸 내가 마지막 순간까지 미처 눈치를 못 챈 거임.

그래서 이건 필시 야곱이 문제다, 다 자란 아들을 계속 애기 취급하며 물고 빨고 해쌓으니 형들도 비슷하게 행동하게 된 거다, 라고 판단함.

즉 수염이 막 석탄처럼 시커멓게 얼굴을 뒤덮고, 목소리도 지옥의 목욕탕처럼 웅장하고, 테스토스테론이 100m 밖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남자 어른으로 자라 있더라도, 야곱의 눈엔 요셉이나 벤야민은 새끼양맨쿠로 깜찍하게만 보여서 마냥 둥기둥기 하는 거임. 그래서 이런 해석에 맞춰 피처링 하겠음.

아무튼 이렇게 요셉이 야곱을 고향 땅에 묻어주겠다며 야레크 맹세, 즉 꺼츠 그립 맹세를 했었다.

그 후에 야곱이 급쇠약해지는 바람에, 요셉이 아들 둘을 데리고 또 방문한다. 요셉 왔다는 말에 빌빌거리던 야곱은 힘을 다 짜내 일어남. 정말 찐사랑 났다.

“옛날옛날에~ 하나님께서 가나안의 루스에서 아빠한테 나타나셔 가지고는 축복을 해주셨어요. 아빠한테는 자손도 많이 주시고, 많은 백성의 아버지로도 만들어 주시고, 아빠의 자손에게 그 땅도 영원히 주겠다고 하셨어요. 그러니까 아빠한텐 하나님이 약속한 땅이 많이 있는 거겠지요?

우리 요세비의 애기들은 아빠가 여기 오기도 전에 여기서 태어났지만, 이제부터는 둘 다 내 새끼예요. 큰 형아인 르우벤이나 둘째 형아인 시므온하고 똑같이 내 새꾸 삼을 거예요. 안 그러면 요세비가 물려받은 땅에서만 나눠줘야 하잖아요. 지분이 작아지겠죠? 그러니까 아빠 새끼 삼으면 각각 르우벤 형아나 시므온 형아 레벨로 동등하게 받을 수 있겠죠?

요세비한테 다른 애기가 또 생기면 그때는 그 애기들은 요세비 꺼 해요. 그래도 그 애들한테도 아빠가 땅 챙겨줄 거예요.

아빠가 옛날에 밧단을 나와서 에브랏 (베들레헴)에 가고 있을 때, 우리 요세비의 엄마가 죽었어요. 우리 요세비는 어릴 땐데 기억해요? 아빠는 그때 너무너무 슬펐어요. 아빠가 요세비 엄마를 에브랏 가는 길가에 묻었었어요. (글썽)

아이구 아빠가 이제 눈이 너무 어두워서 못 봤네, 이 애기들 누구예요? 아~ 우리 요세비 애기인 므낫세에브라임이구나! 이리 데려오세요. 아빠가 복을 빌어줄게요.”

그리고는 므낫세에브라임에게 뽀뽀하고 안아주고 둥기둥기 함.

“아빠는 우리 요세비 다시 볼 수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하나님이 요세비 뿐 아니라 요세비 애기까지 보게 해주셨어요.”

요셉은 축복 타임이라는 걸 알았는지, 일단 아들들을 야곱의 무릎에서 떼어놓고 땅에 엎드려 절한 뒤, 아들들을 다시 가까이 데려간다.

야곱이 손만 뻗으면 자연스럽게 오른손은 므낫세, 왼손은 에브라임에게 닿을 수 있도록 미리 사전 배치하고 전진했는데, 요상하게도 야곱은 두 손을 크로스해서 반대로 머리에 손을 얹고는 자손 번성 축복을 한다. (역시 이 시점에서의 야훼교는 천국이라든가 하는 내세관이 아직 없는 게 분명하다)

둠둠 필더 리듬 드랍 더 비트 치키치키치취

요셉은 야곱의 손을 옮기려고 오른손을 잡고는, “아버지, 므낫세가 장자니 오른손을 므낫세에게 올려놓으셔야죠.” 라고 말한다.

아버지, 사쿠라입니까?

그러나 언제나 엄근진하게 장자장자거리면서도 막상 지들 역사에서는 툭하면 장자가 패씽되었던 이유를 어떻게든 짜내야 했던 작가는, 야곱이 알면서도 일부러 그런 척 한다.

아무도 내 삘을 막을 수 없으셈

“알아요. 우리 아들, 아빠도 알아요. 므낫세도 한 겨레를 이루고 크게 되겠지만, 에브라임이 형보다 더 한 가닥하고 여러 겨레로 갈라질 거예요. 아무튼 나중에 우리 후손들이 ‘그저 에브라임하고 므낫세만큼만 되게 해주세요~‘ 하고 축복할 정도로 크게 될 거예요. 그리고 아빠가 이제 죽으면, 우리 요세비는 형제들 위에서 군림할 거니까 세겜성을 더 줄 거예요. 아빠가 칼과 활로 아모리 사람 손에서 빼앗은 땅이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므온과 레위가 주도해서 비열한 협잡과 잔혹한 양민학살로 세겜을 빼앗아 가진 것도 극혐감인데, 그걸 또 야곱은 뻔뻔스럽게 지가 노오오오오력해서 정당히 얻은 지 땅인양 멋대로 지 최애캐 요셉 물려주고 ㅋㅋㅋ 에라이 잘 하는 짓이다, 집안 꼬라지 참 잘 돌아간다^^

그리고 르우벤은 계모를 범하기라도 했지, 므낫세 패스하는 건 이유라도 좀 듣자?

근데 진심 정색하고 한 번 물어보고 싶은 주제이긴 함. 이건 단순히 미래 예언인가, 자신의 의도를 담은 축복인가?

야곱이 그저 예언을 한 것 뿐이라면 야훼신의 뜻일 텐데, 장자 패스의 이유가 뭐임? 또한 축복이라면 야곱 개인의 의도일텐데 그는 또 왜 그러는 거임?

더 정확하게는, 성경이 장자 패쓰에 대한 변명에 실패했다는 느낌임.

즉, 결과적으로 차남 민족이 더 번성하게 된 이유는 과거 야곱이 차남을 더 축복했기 때문인데, 알고 보니 야곱은 차남이 미래에 더 번성하게 된다는 걸 예측했던 것이었다…라고 써 버린 듯 하단 말이다.

뭔가 SF 장르의 흔한 시간역설 같은 거임? 야곱스텔라임?

요셉을 이뻐한 나머지 므낫세와 에브라임을 양자로 들여, 한 레벨을 더 올려 유산을 더 챙겨주는 폭정적 편애를 선보이는 가운데, 그 와중에 차남 에브라임을 미묘하게 더 편애하는 디테일까지 살아있는 편애왕 야곱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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