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5. 역병의 신 야훼의 열가지 지저분한 재앙과 살인 및 약탈을 기리는 유월절의 기원

지난 이야기 : 모세와 아론 형제는 이집트로 돌아와, 마술 3종세트를 선보이고 자기네 일족 장로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런 뒤 파라오에게 가서 ‘야훼에게 제사 지내러 광야를 갔다와야 하니 휴가 달라‘라며 마술로 현혹해 보려고 하지만 단박에 컷 당하고, 그 덕분에 일족의 노동 강도만 심해진다. 결국 일족에게까지 욕처먹고 난처해진 두 형제에게 야훼가 나타나, 다시 파라오에게 가라고 종용한다.

야훼 : 아 이번엔 내가 도와줄 거라니까?!

이리하여 모세 80세, 아론 83세의 나잇살 지긋이 잡순 두 양반이 야훼에게 배운 비루한 마술을 주섬주섬 챙겨들고 다시 파라오 앞으로 간다. 문제는 파라오에게는 이미 이집트 최고의 트렌디한 마술사들이 잔뜩 있었다는 것이다. 즉 이집트는 그 시대의 최첨단 문명 국가로서, 모세와 아론이 밖에서 쏘댕기다가 뭘 배워 왔든 간에 무조건 유행 지났다는 뜻임.

여튼 그런 상황에서 아론이 파라오 앞에다 지팡이를 던져 뱀으로 변하는 거 보여주니, 이집트 마술사들도 똑같은 거 보여준다. ㅋㅋㅋ 그러자 킹존심이 몹시 상한 성경은 이 부분에서 우기기를 시전한다.


그치만! 그치만! 아론네 뱀이 이집트 마술사네 뱀을 잡아 먹었는 걸?! 아론네 뱀이 못또 못또 쯔요이다몽!

애초에 지팡이가 뱀으로 변한다는 단계에서 기적이라고 우길 셈 아니었음? 왜 갑자기 뱀싸움 승리자가 기적 칭호를 가져가는 시스템이 된 거임? ㅋㅋ

키세키와 아론과 모세의 모노다요!

아무튼 여기까지는 허름한 마술로 어떻게 해보려고 했었지만 먹히지 않았다. 그러나 이 다음부터는 부패와 질병의 신 야훼가 본격적으로 개입하면서 진심 고대의 더러운 재앙물이 된다.

1. : 파라오가 아침에 나일 강으로 나왔을 때, 아론은 지팡이로 강물을 쳐서 피로 변하게 함. 거기서 멈추지 않고 지팡이를 강, 운하, 연못, 늪을 향해 뻗어 이집트의 모든 물을 피로 만듬. 그릇에 미리 떠놓은 물까지 피로 변함. 결국 물고기들이 다 죽고 물에 냄새가 나서 마실 수도 없게 된다.
근데 이집트 마술사들이 이것까지 따라한다 ㅋㅋㅋㅋ 자존심 강한 천재 마술사들의 싸움으로 이집트를 두 배로 피바다로 만들고 있는 중임. 그 와중에 이집트인들은 ‘우물 파면 됨ㅇㅇ‘ 하며 식수난을 해결해 버렸다.

사악하다 사악해

2. 개구리 : 일주일 후에도 여전히 제사 휴가를 받지 못하자, 야훼는 개구리 파티를 한다. 아론이 이집트의 모든 물을 향하여 지팡이를 든 손을 뻗자, 개구리들이 다 기어나와 이집트를 덮음. 근데 이걸 이집트 마술사들이 또 따라함. 또 다시 이집트는 두 배의 개구리로 뒤덮인 셈.
결국 파라오는 ‘이놈의 개구리 새끼들 좀 치워달라‘고 모세와 아론에게 부탁하기에 이른다. 모세가 기도하여 개구리를 싹 치워줬더니만 파라오는 입 싹 닫음.

어메 진짜 징그럽구로

3. : 이번에도 또 아론이 지팡이로 먼지를 쳐서, 이집트의 온 먼지가 이로 변한다. 사람이며 짐승이며 이집트 마술사들에게까지 이가 드글드글 끓게 됨. 이번엔 이집트 마술사들도 따라하진 못함.
뭔가 따라하지 못했다기보다 차마 따라하기 싫었던 것 같기도 하다. 파라오는 여전히 요청을 거부한다.

4. 파리 : 궁을 비롯해서 이집트 온 땅이 파리 떼로 뒤덮여 황무지가 됨.
이쯤 되자 파라오는 ‘광야로 나가진 말고, 여기서 제사를 지내라‘라며 딜을 한다. 그러나 모세와 아론은 ‘이집트인들은 야훼 섬기는 걸 싫어해서 우리가 여기서 제사를 지내면 돌에 맞아 죽을 거다‘ 즉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핑계로 타협을 거부한다. 이에 파라오는 ‘광야로 보내줄 테니 먼저 파리부터 없애달라‘고 부탁하지만, 막상 모세가 파리를 없애 준 뒤에는 입을 싹 닫는다.

5. 가축 몰살 : 야훼는 ‘내일 이 시간에 이집트인들의 가축들을 다 죽인다‘며 시간 제한을 건다. 파라오가 꿈쩍도 안 했는지 예고한 시간에 재앙이 벌어짐. 그 와중에 이스라엘인들의 가축만 멀쩡했다고 함.

파리 떼와 가축 몰살

6. 종기 : 이번엔 모세가 아궁이의 재를 양손에 가득 쥐고 가서 파라오 보는 앞에서 공중에 뿌린다. 그러자 이 재가 이집트에 두루 흩어져 사람과 가축들에게 종기를 일으킨다.

모세의 저 두 뿔(?)이 모세가 섬기는 야훼가 어떤 신인지 알려주는 듯 하다(?)

여기서 재밌는 표현이 나온다. 야훼가 파라오를 여전히 고집 부리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파라오가 계속 버틴다‘는 식의 구절이다. 전에도 언급된 표현이고 이후로도 또 나오는데, 파라오가 무식하게 고집 피우는 이유는 야훼가 바로 그렇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이집트의 모든 재앙은, 파라오가 아닌 순전히 야훼 탓인 거임.
신에게도 불가능한 것이 있지만, 인간들이 말을 안 들으면 이상 기후나 질병으로 보복 정도는 한다고 믿었던 고대 원시 종교적 발상에 따라 구전된 야훼의 행적을 정리하던 중에, 후대에 덧붙여진 설정 –신이 모든 사건의 원인이며 전지전능함-을 중간 중간 개입시키니, 이렇듯 기도 안 차는 글이 만들어진 것 같음.
신학의 ‘일원론‘, ‘일신론‘, ‘전지전능함‘ ‘절대선‘ 같은 설정이야말로, 그야말로 지나치게 거대한 세계관을 만들고 싶었던 설정충들이 빚어낸 세계관 붕괴의 참극이라 할 수 있을 듯.

아무튼 이게 진짜 있었던 어떤 역사적 현상에서 비롯된 기록이라고 친다면, 강물 오염, 개구리, 이, 파리, 가축 몰살, 종기까지 다 합쳐서 원인을 하나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즉 어떠한 이유로 강물이 오염되거나 적조 현상 등으로 사체가 늘어나 청결 관리까지 못하면서 질병 대란이 일어난 게 아닌가 싶음.

7. 우박 : 야훼는 또 ‘내일 이맘 때쯤 우박 파티를 할 테니 이스라엘 사람들은 다 대비하라‘고 한다. 그러나 이 말을 믿지 않았던 이집트인들에게는 우박(feat. 벼락)이 쏟아져 뚝배기가 깨짐. 나아가 가축 죽고, 나무 다 부러지고, 보리와 삼 농사까지 망함. 한편, 이스라엘인들이 사는 고센 땅은 멀쩡했다고 함. 또한 이런 식의 우박은 이집트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이에 파라오는 또 공수표를 뿌린다. ‘내가 잘못했다. 우박을 멈추게 해주면 제사 휴가 보내준다.‘ 그러나 막상 우박이 멈추자 또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8. 메뚜기 : 내일 메뚜기까지 온다고 하자, 신하들이 파라오에게 ‘아 거 제사 휴가 정도는 보내줍시다‘ 라고 건의한다. 그런데 모세와 얘기해 봤더니, 제사 지내려면 남녀노소 모두에 가축까지 다 데려가야 한다는 거임 ㅋㅋㅋㅋㅋㅋㅋ 이에 파라오는 ‘요것 봐라? 역시 순수하게 제사가 목적이 아니구만?‘을 확신하고, 남자들끼리만 가라고 한다.

원래 제사는 남자가 지내는 거잖아? 니들이 원하는 게 제사라며? 난 니들 요청 들어준 거다? 이게 맘에 안 들면 니들이 딴 마음 먹고 있다는 뜻 아님?‘ 뭔가 이런 느낌이다. 그러나 결국 메뚜기 떼가 덮쳐, 우박의 피해에서 겨우 살아남은 나머지 농작물마저 다 작살낸다. 파라오는 다시 공수표를 썼고, 또 약속 안 지킴.

아따 뭔놈의 신이 일으키는 재앙마다 더럽고 징그러워 죽겠구먼!!

9. 어둠 : 모세가 손을 하늘로 뻗어 이집트를 3일간 어둠으로 뒤덮음. 반면 이스라엘 인이 있는 곳은 밝았다고 함.

파라오는 또 딜을 친다. 광야로 가긴 가되, 가축 떼를 놓고 간다면 허락해 준다고 함. 그러나 모세는 제사에 쓸 제물이 필요하다며 ‘가축까지 모두 가져가야 한다‘고 우겨서 협상이 결렬된다. (한 마리도 남김없이 제사 때 다 잡을 거냐고 ㅋㅋㅋ 거짓말도 좀 정성스럽게 해야 믿어주지…)

10. 첫째 몰살 : 이렇게 협상이 결렬되는 바로 그 순간, 야훼는 모세에게, ‘한밤중에 파라오부터 가축에 이르기까지, 이집트의 모든 첫째 자식을 죽일 예정‘이라고 알려준다. 그래서 모세는 파라오에게 당당하게 비극적인 재앙을 예고한 뒤 물러나온다.

이런 식으로 이스라엘인들이 기리는 가장 큰 절기인 유월절(Passover)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스라엘인들은 야훼가 시키는 대로, 우슬초 한 묶음으로 어린양의 피를 찍어다 문틀의 위와 양쪽에 바르고 집 안에 숨어 있었다.

이집트인 : 쟤네 드디어 미쳤나 봄 ㅋㅋㅋ

밤이 되자 야훼는 이집트를 일주하며, 문틀에 피가 칠해져 있지 않는 집마다 들어가 첫째를 죽인다. 파라오의 맏아들도 이때 죽었다고 한다.

내 아들!!

근데 신씩이나 되어서 문틀에 피 좀 안 칠해져 있다고 자기 백성인지 아닌지 헷갈린다는 게 말이 됨? (게다가 이미 이집트인들의 가축들은 5번째 재앙 때 다 죽은 거 아니었음?)

피가 칠해져 있는 걸 보니 이 집은 아니군!

아무튼 이렇게 이집트는 비참한 곡소리로 가득찬다. 이 거대한 재앙 앞에서 결국 파라오는 밤중에 모세와 아론을 불러, 이스라엘인들을 가축들과 함께 다 보내주겠다고 한다.

이 시점에서 제일 웃긴 건, 야훼가 모세더러 ‘나가기 전에 이집트인 이웃들에게서 금, 은 패물과 옷가지를 달라고 해라‘라고 시켰다는 것이다. 야훼가 미리 세뇌한 대로, 이스라엘인들에게 호의가 생긴 이집트인들은 순순히 값비싼 패물들을 나눠줬다고 한다. (그 세뇌, 파라오에겐 왜 안 썼는데…)

하지만 아무리 봐도, 첫째를 잃은 이집트인들이 슬픔으로 정신 하나도 없을 때, 그 와중에 이웃의 재물까지 알뜰하게 약탈해간 것 같음 ㅋㅋㅋ

슬픔으로 가득한 이집트

성인 남자들만 세도 약 60만 명이나 되었다는 이 집단은 라암셋을 떠나 숙곳에 이르러, 서둘러 누룩없이 빵을 구워 한 차례 식사를 한다. 이런 식으로 430년 간의 이집트 노예 생활을 끝내고 급하게 도망치는 약 일주일의 기간을 유월절이라고 하여, 지금도 유대교인들이 지키는 위대한 절기라고 한다.

그런데 일부러 버티게 만들어놓고 10가지의 불결한 재앙으로 실컷 괴롭히다가, 정신없는 틈을 타 재물까지 도적질해서 나오는 이 날을 아무리 좋게 봐도 ‘위대한 탈출의 날‘이라 불러주기는 힘들어 보임. 그냥 60만 명의 장정들끼리 한밤중에 이집트인들의 집에 침입하여, 장남들 죽이고 재물까지 털고 현장 뜨기로 했는데, 밤중이라 헷갈리니까 표식으로 문틀에 색칠해두자고 지들끼리 미리 짰다는 것이 훨씬 납득됨.

즉 유월절은 430년의 노예 생활을 청산하고 드디어 이집트를 탈출한 피해자들의 생존 기념일이 아니라, 집단 범죄 기념일 아닌가 싶음. 행간이 앞뒤로 진심 괴이쩍고 수상한데 이걸 의심없이 3,500년이나 숭고하게 기리고 피해자 행세하며 합리화 오지는 상태를 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음.

아무튼 드디어 이집트 국경은 나오셨다. 다음 편엔 홍해의 기적이다.

16 Comments

  1. 야훼가 세뇌한 대로 유대인들에게 호감을 갖게 된 이집트인들은… 아니 이런 걸 할 줄 알면 진작 파라오한테 써먹었음 됬잖아! 어릴때도 왜 전지전능한데 파라오 마음은 조종 안해요? 그랬더니 그래야 야훼의 권능을 드러낼 수 있댔음…

    이집트인들은 야훼가 창조 안했음? 겨우 권능 드러내자고 떼죽음 시켜도 돼?

    그러나 일단 불신자님 귀환 축하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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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정말 사악하기 그지없군요
    기분 나쁘고 불쾌한 신 ( ̄▽ ̄;)
    야훼가 진짜 신이었더라도 제 편은 아닐거라는 확신을 주는 포스팅입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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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신의 전지전능함이라는 설정을 지키려고 이것저것 다 신의 빌드업이라고 갖다 붙인 걸 보면 웃기기만 합니다… (사실 안 웃김) 구약 야훼의 저런 편애와 살육의 신(…)적인 면모들을 보면 진짜 실존하는 전지전능한 신이라고 해도 더럽고 치사해서 믿고 싶지 않아져요ㅋㅋㅋ…ㅠㅠ
    그건 그렇고 오랜만에 오셔서 기뻐요! 이번 글도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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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와! 돌아오셨군요. 바쁜 일들이 잘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야훼가 바로를 고집부리게 만든다<-이 부분 정말 늘 이해가 안갔어요. 신이라면서 사람들이 고통받는걸 보고싶은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게다가 이집트 인만 고통받는 것도 아니고 당시 사회 하급 계층이었던 유대인은 더 고통받았을 텐데 말이죠… 그냥 그리스 신화에서 다른 신이 내린 결정은 간섭 못하는 규칙이 있는 것처럼 이집트 신이 내린 결정(유대인 방생 ㄴㄴ)에 야훼가 간접 못한다고 하지는… 공연히 전지전능 절대 유일신 설정 지킨답시고 저래놔서 피조물의 고통을 일부러 일으키는 신이 되버렸는데 말이죠… 너희 정말 이런 신이 좋니ㅠㅠ? 난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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